본문 바로가기
홍자의Private

신세기의 끝과 시작 - Evangelion: 3.0+1.0 Thrice Upon a Time

by 홍자 2022. 1. 29.

※ 스포일러가 포함 된 지극히 개인글이라 아직 감상전이신 분들은 조심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참, 언제나 이 녀석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부담스러운 일이긴 한데..세기말 아니메 시장에 그야말로 '신세기'를 열었던 에반게리온이 드디어 피날레를 맞이했습니다. 세상 사는게 바쁘고 힘들다 보니, 어찌저찌 우여곡절 끝에 개봉하는 지는 알았지만 아마존 프라임에서 스트리밍하는지는 까마득히 몰랐... 뭐 암튼 감상했습니다. 감상하고 여기저기 찾아보니 역시나 갖가지 구설수(?)가 많더군요.. 그리고 보고난 후 머리속에선 수만가지 퀘스쳔 마크만이 남아있긴 한데, 생가해 보면 이녀석이 뭐 언제는 이해하기 쉬운 친절한 녀석이었나 싶기도 해서 걍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면서 개인적으로 (말 그대로 개인적인..) 느껴지는 바는...암야수명(庵野秀明, 안노히데아키) 선생...세월이 지나니 이 양반도 변하는 구나..였던 것 같습니다.

살다보면 나이먹으며 변하는게 신체의 변화보다 정신, 사상, 사고방식이 훨씬 크다는것을 느낀다..(저도 요즘 많이 느끼는 중..)

살다보면, 나이가 들다보면 (저도) 젊었을때 생각이나 성향, 사상이 무서울 정도로 바뀜을 느끼는데..그런 관점으로 본 작품이 어떻다를 떠나서 서로의 인생사 공감하면서, 가슴 저미는 심정으로 보게 된 것 같아요. 특히 신지와 겐도의 극적인 화해 장면..(이라 해야할까 서로를 이해하는 시퀀스라고 해야할까..)이 매우 마음에 들었는데...생각해 보면 결국 예전부터..(에반게리온의 시작부터) 안노 선생은 이러한 유~한 결말을 원한게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예전에는 너무나 과격한 방식으로 그걸 표현해서 문제였지만..)

중간에 잠시 비추어 지는 안노 감독과 유사한 실루엣의 이카리 겐도 ⓒKARA

이 에반게리온이란 작품은 안노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이고, 신지에 자신을 투영해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건 이미 유명한 Fact인데..비단 신지뿐이 아니라 여러 사람, 여러 상황에 자신을 투영하고 있었던건 아닐까....즉 신지도 안노고 겐도도 안노의 일정 부분이고, 이번 신극장판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도 결국 그의 인생 자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암튼, 에반게리온의 또다른 완결로서 여전히 여러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으나, 개인적으론 만족스러운 결과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떠올려보면 에반게리온은 안노 히데아키 인생 그 자체..인생의 반을 이녀석의 주박에 잡혀있었으니..ⓒKARA

<BGM : FLY ME TO THE MOON>

※ 공식문구에서 조차 '그러니까 모두 죽어버렸으면 좋을텐데...'라며 모두의 파괴와 죽음을 외쳤던 EOE와 모든 에반게리온의 '안녕'을 얘기하고 있는 이번 신극장판은 논의의 시작점부터 달라야 할 것 같습니다.

같은 에반게리온의 완결편이나 과거 EOE와 다카포는 사상을 달리하는 작품, 공식 포스터에서부터 그 이미지는 전달되고 있음 ⓒKARA

그리고 작중에서 겐도의 입을 통해 '속죄'란 키워드가 여러차례 언급되는데, 사실 이 에반게리온이란 작품이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많은 '짐'을 지운게 사실이죠..벌써 몇년을 에반게리온이란 작품의 해석이라는 속박(?)에 잡혀있었습니까..이러한 속박이 일본 아니메 산업의 축을 변화 시킨 것도 사실이고..이번 에반게리온 극장판은 과거 작품들의 장면을 오마주 하며 이러한 씬(Scene)을 통해 그 무거운 짐을 지우게 한 것에 대한 속죄의 의미가 곳곳에 내포되어 있다는 인상이 강한데..과연 안노 감독은 그간의 에반게리온에 속죄를 한 것일까요? 여기저기 시끄러운 논란을 보면 속죄는 커녕 더 큰 짐을 지우고 있..

EOE때 에바에 떠밀리듯 타서, 써드 임팩트중 결국 자신이 멈췄던 신지는 그때의 고구마를 털고 스스로의 의지로 에바에 탄다.ⓒKARA
EOE때 마지막 Scene을 그대로 인용해 아스카의 주박(?)을 털어주고, 마지막까지 팬들에게 멘붕을 안긴 시퀀스를 일신. ⓒKARA
카오루에게 집착했던 신지/카오루의 관계도, 카오루의 의사를 확실히 확인시켜주며 바람직한 모습으로 청산시킨다.ⓒKARA
그간의 장면들이 슬라이드처럼 스쳐가며 그간 한없는 0에 수렴했던 레이의 자아도 하나의 인격체로서 인정시킨다..ⓒKARA

하지만, 현재도 엄청난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팬들의 바람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아니면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았다란 분위기로 흘러가는거 보니...역시 에바는 에바구나 싶기도 한데..분명한건 안노 히데아키는 자신을 위한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지 결코 팬들을 위해 작품을 만드는 사람은 아니라는것..크리에이터로서의 프라이드가 높은 사람이기에..더더욱 그러한데..완결은 났으니 받아들여야 할 것이고, 또 안노라는 사람이 결코 허술한 사람은 아니기에..분명 Q에서 이어지는 신극장판에 대한 재해석이 언젠가는 다시 될 것으로 생각하고..(여러 능력자들에게 기대 합니다!!) 다른 재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실제 논란은 EOE때도 지금보다 비교도 안되게 컸었고...여러 능력자들에게 숨겨진 의미들이 설파되며 더더욱 높은 재평가를 받았으니...) 이젠 놓아 줍시다~ (이젠 저도 놓아주려 합니다~~놓아 줍시다~)

10년 넘게 사귄 애인과 헤어지고, 한달 사귄 새로운 여자와 바로 결혼하는 상황도..우리 인생사 비일비재한 일이니..ⓒKARA

 

안녕! 에반게리온! (さらば, 全てのエヴァンゲリオン)


그나저나..세월이 흐르며, 변한 성향이 작품에 영향을 끼치게 한 사람이 안노이전에 다른 한사람이 더 떠오르는데...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

이 행보마저 토미노(실제 안노히데아키는 그를 존경하고 오마주의 귀재)의 변화를 그대로 답습하는건가? 

응.....!?! 혹시!!!!!!!!

.

.

이상 끝!!

'홍자의Privat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설의 귀환 - FINAL FANTASY 7 Remake -  (0) 2020.03.06
名人(명인)  (23) 2011.07.23
슈퍼로봇대전 OG 신작 공개!!!  (27) 2011.05.1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