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시공'시리즈가 아닌 '마크로스'의 정식 후속작이자 흑역사(!)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II'입니다. 전작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의 재현을 염두에 둔 탓인지 'Lovers Again'이란 부제를 달고 있지요. 시기상으로는 1992년 작품이고, 같은 OVA였던 '플래쉬백 2012'로부터 5년, 전작인 '초시공요새 마크로스'로부터는 10년이 되는 해에 발매가 됨으로서 '마크로스 탄생 1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기도합니다. 마크로스의 팬으로서 좀 많이 아쉬운 작품이기도 한데..본 작품은 전작을 정식으로 잇는 후계작품으로서 제작이 되긴 하지만, 팬들뿐만 아니라 원조의 명성을 이끌었던 주력 스탭에게까지 철저히 외면을 당한 비운의 작품입니다. '가와모리 쇼지(河森正治)'부터 '이타노 이치로(板野一郎)'등은 본 작품에 참여도 안했을 뿐더러 작품이 발매되고 난 후 현재까지 혹평에 혹평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지요(자신들이 창조한 세계관의 뒤를 바로 잇는 작품인데도..)이런 단적인 한 예로 원조 마크로스 제작의 원점이었던 '스튜디오 누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당시 어른들의 사정에 의해 'AIC'가 제작에 전면적으로 나서면서 원점은 같더라도 마크로스의 분위기에 반하는 여러 시도들을 많이 했어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뭔가 붕뜬 작품이 하나 나오게 되버린 것이지요..이 작품에 얼마나 이를 갈았던지..'가와모리 쇼지'와 '이타노 이치로'는 2년 후에 작정한듯 마크로스의 정수를 팬들에게 선보이게 되는데 이게 바로 '마크로스 플러스'이지요(물론 이것이 절대적으로 마크로스의 분위기를 따라가고 있느냐는 논외로 치고;;)이런 상황에 팬들조차 위에서 말한 흑역사 취급하는건 당연한 것일테고요, 그러고 보니 요즘엔 아예 존재마저 까먹은 팬들이 많은듯;;;
그렇다면 본 작품이 마냥 욕먹을만한 퀄리티를 가지고 있느냐..!! 그건 또 아닌것이 오프닝부터 아주 화려하지요..'오바리 마사미(大張正己)'가 담당한 오프닝 애니메이션은 거의 혁명적이었습니다.히지만 그 당시에는 마크로스 답지 않은(?) 연출로 상당히 욕을 먹기도 했었어요..오바리식 연출 구도를 그대로 따라가는 카메라 워크 하며 발키리가 휘리릭 오바리 포즈(가칭)를 지으며 대미를 장식하는 부분은 초대 마크로스 팬들의 어안이 벙벙하게 만든 부분이기도 했지요..(멋지긴 한데 후훗;;;)
OVA다 보니 에피소드마다 작화가 일관되지는 않는데..그래도 마크로스 신화를 함께 했던 '미키모토 하루히코(美樹本晴彦)'의 작화를 감상할 수 있는 마지막 마크로스이기도 합니다.('마크로스7'은 그저 디자인 원안..)본 작품의 3번째 에피소드인 '페스티벌'편에서 작화감독을 맡아서(물론 일부분이긴 하지만;;)미려한 작풍을 선 보였습니다. 여담입니다만..본 작품을 지금와서 생각해보면..기존, 혹은 추후의 '마크로스'와는 상당히 이질적인데..이런 분위기는 오히려 추후에 미키모토가 참여했던 세가세턴용 게임 '쿼바디스'시리즈(그람스에서 제작한 게임인데 기억하실까요??!)와 많은 부분 닮아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본 작품의 흥행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었을지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그 당시 이견이 분분했던 '마크로스에 안어울린다!'라는 건 잠시 제쳐두더라도 5번째 에피소드에서 보여 주었던 작화감독을 맡아 보여 줬던 '오바리 액션'은 정말 화끈했었습니다. 또한 메카닉 액션 파트 뿐만 아니라 캐릭터 파트에서도 의외로 미키모토의 디자인을 더 멋지고 세련되게 묘사하기까지 했지요(3편보다 더;;)..정말 그 당시 오바리는 '천재'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